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고, 가을 학기 종강 일이고, 이 번 학기로 5년간 수고 하신 학교의 귀한 보배이신 남자 선생님께서 그만 두시는 날이다.
주 중 내내 우중충한 날씨도 오늘만큼은 기분 좋게 맑다.
첫째 시간이 시작되고, 20여분이 지난 후 부른 출석, 다니엘은 오늘도 결석이다.
가을 학기 동안 단 3일 출석한 다니엘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본다. 오늘도 역시 스포츠 때문이란다.
둘째 시간 후 간식 시간, 승엽이와 승주는 오늘도 간식을 준비해 오지 않아 어린 친구들을 괴롭힌다. 우리 반 막내, 매일 내 것 빼앗는다고 울며 불며 하소연이다.
대부분 간식보다 게임기에 더 관심이 많아 복도에서 삼삼 오오 짝을 지어 게임 하기에 바쁘다.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시무룩하게 책상에 엎드려 있는 태영이, 할머니가 아프다고 걱정이다.
동생이 우리 반으로 올라 오면 어떡하냐고 걱정인 병훈이, 너무 바빠 숙제 할 시간이 없단다.
우리 반 교실 앞에서 웅성거리는 다른 반, 큰 학생들, 담임 선생님께서 그만 두신다고 투덜대며, 그 선생님과 3년을 공부 했다면서 자기들도 학교를 이제 그만 나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셋째 시간 기말고사, 한 학기 동안 배운 것을 정리하여 숙제로 주었고, 첫째 둘째 시간에 복습을 했건만, 힘이 쭉 빠진다. 대답은 먹이 받아 먹는 아기 참새처럼 모두 넙죽 넙죽 잘 하더니 답안지는 이게 뭐람!
옛날 한 선비(scholar)가 강을 건너고 있었다.
“사공(boatman), 그대는「공자(Confucius)」를 아는가?”
선비는 천천히 부채(fan)를 부치며 물었다.
“모릅니다.” “그럼「맹자(Mencius)」는?” 선비의 물음에 사공은 또 모른다고 대답했다.
“참 딱하구먼. 그렇다면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천자문(primer of Chinese characters」은 떼었는가?”
“그 또한 모릅니다.”
“쯧쯧, 안됐구먼. 그것들을 모르다니 자네는 인생을 헛살았구먼.”
선비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때 갑자기 천둥이 치더니 비바람이 몰아쳤다. 작은 배는 거센 물결에 휩쓸려 뒤집어지고 말았다.
“어푸어푸,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선비님, 어서 헤엄(swimming)을 쳐서 땅으로 오르십시오.”
“나는 헤엄을 못 친다네.”
“팔과 다리를 열심히 저어 보세요. 금세 배우실 것입니다.”
“안 되네, 그 어려운 것을 어떻게 금세 배운다고 그러나.”
“참으로 딱하십니다. 어려운 글 공부는 잘 하시면서 그렇게 쉬운 헤엄도 못 치신다니 선비님은 정말로 인생 헛사셨습니다.”
넷째 시간, 「듣고 내 생각 쓰기」시간에 읽어 준 내용이다.
눈을 끔벅이며 열심히 듣는 아이, 책상 밑에서 열심히 게임기 눌러대는 아이, 미리 쓰기 숙제 하는 아이, 하품으로 지겨움을 표하는 아이, 셀폰으로 계속 시간 확인 하는 아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 들이고 표현 해 올까?
다음 주가 기대되면서「선생님은 정말로 인생 헛사셨습니다.」란 문장이 어느 아이의 공책에서 아른거려짐은 노파심 때문일까?
선생님의 엄청난 사랑과 관심의 표현을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그만 두시니까 학교를 그만 오고 싶다고 하는데, 이런 큰 선생님과의 맑고 밝은 오늘 날씨 같은 만남을 나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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