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6, 2010

자장면과 노래방

딸 아이가 꽃 다발을 안고 집으로 들어 온다.
「왠 꽃?」,「생일이라고…」말꼬리를 흐리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피시 웃었다.
학교 수업 끝나고, 세 시간씩 치어 리더링 연습하고 오는 아이는 피곤한 기색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었다.
어깨를 들썩 들썩, 엉덩이를 흔들 흔들 거리며 꽃 다발을 안은 채, 한 바퀴 돌며 흥얼거리다 왜 웃느냐며 묻는다.
첫 직장을 갖고, 처음 맞은 내 생일, 크리스마스가 껴서 애매 모호한 날, 눈이 오려는지 낮은 구름에 기분까지 우울한 날, 무슨 용기인지 출근하면서 꽃집에 들려 나이 수만큼 빨간 장미를 샀다.
곱은 손 비벼가며, 꽃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니 모두들 놀라며, 「왠 꽃?」하는데, 나 역시도 「생일이라고…」하며 말을 흐렸다.
하루 종일 온갖 추측이 난무하며, 사무실의 분위기는 높은 새털 구름이 피어 올라 있었다.
「니가 샀니?」「아니, 훼라가, Free Gas Card 하고 줬어, 근데 엄마 왜 웃어?」「으~응, 아냐」「어~엄마~」
오늘 저녁 엄마 과외 가는 날인데, 엄마 올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을 은근히 기대 하며) 기다릴 수 있냐고 물으니, 배가 엄청 고프단다.
고프겠지, 점심에 샌드위치 하나 달랑 먹고, 오후 5시까지 과격한 몸 놀림을 계속 해대고 왔는데.
나이 수만큼의 장미 꽃을 사는 바람에, 며칠 분 점심 값 다 날리고,
꽃을 들고 괜스레 시내를 돌며 하루 종일 쫄쫄 굶었던 기억을 얘기하니,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다. 엄마의 재 발견이라면서.
그 날 저녁, 추위에 언 몸을 하고 집에 와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이, 소다 물 넣고
반죽하여 뽑은 면에 자장을 올린, 어릴 적 생일 때마다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자장면, 그리고 탕수육이었다.
늦겠다고, 다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고는 과외를 갔다가 마치고 나오며, 남편에게 전화를 거니 아직 집에 도착 되지 않았단다.
케이크 하나 부탁 하고, 나는 차를 돌려 동네 유일한 자장면 집에 가서, 자장면을 To go로 주문하고, 탕수육 가격을 보며 잠시 망설인다.
차고 문을 열며, 자랑스럽게 아이를 부른다. 대답이 없다.
「자나?」 더 큰 소리로 부른다.
집 안에서 음악과 함께 패션 쇼가 한창 이었다. 친구들이 선물한 옷이라며 있던 옷들과 맞춰 가며 입어 보느라 정신이 없다.
「짜장면 먹자, 응? 빨리 와 빨리, 다 불겠네, 야! 빨리 와~」
조금 늦게 도착된 남편이 사 온 케이크, 「와~, 아빠 내가 그린 색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연녹색의 케이크에 꽂힌 촛불을 끄며 입이 귀에 걸린다.
자장면 한 그릇으로 저녁을 해결 하고, 서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 간다.
하루 종일 운전하고 온 아빠는 피곤 하다고 소파로 가 눕고, 엄마는 내일 주문량이 많다고 일 하러 사무실로 가고, 아이는 숙제 한다고 제 방으로 가고…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면서, 벌써 저렇게 큰 아이를 생각 하니 감사하고,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매일, 일 하느라고 저녁 시간 함께 해 주지 못한 날이 17년 세월이 되었다.
무슨 일이 그리도 많은 지, 그러면서 하는 말, 「다~ 느들 위해 하는겨~」
엄마도 그러셨다. 우리 남매들을 위하는 거라고, 그런데 나는 그 말씀에 동감이 가지 않았다. 지금 내 아이도「엄마, 일찍 들어와」 하면서 동감이 가지 않거나, 인사치레로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힘 들게 공부하고 온 아이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물어 보며, 미주알고주알 밑두리 콧두리 캐 듯 얘기하면 들어 주고, 받아 주고, 안아 주고, 두드려 주며, 맞장구 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일은 일터에서 끝나고, 집에 와서는 온전히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 주며,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일 끝내고 들어 오니, 아이는 이미 잠 들고, 자는 얼굴을 보니 또 미안한 맘뿐이다.
미안하다, 그렇지만, 다 너를 위한 거야, 알지?
무엇을 위한다는 것인지 뜻 모르는 말을 하며, 그래도 오늘 저녁 자장면 사 줬잖아 하면서 스스로 위안 삼으며, 감사 하신 하나님을 찾는데, 자는 줄 알았던 아이가 하는 말,「 엄마, 난 짜장면보다 노래방에 한번 가 봤으면 좋겠어…」

「다윗이 자기의 가족에게 축복 하러 돌아 오매, (사무엘 하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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