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6, 2010

I love 한글

약간 어눌한 말투의 젊은 엄마와 손을 잡고 들어온 여자 아이는 대여섯 살 되어 보였다.
「이름이 뭐야? 」「한글」역시 말투가 연변(?) 특유의 억양이었다.
「한글? 와~ 이름 좋다. 」생일이 10월 9일이라 아이를「한글」이라고 부른다는 이 분은 중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고 직장 생활하다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고 큰 아이 열 두 살, 작은 아이 여덟 살 때 조기 유학을 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오신 한국에서 유행하는 소위「기러기 가정」이다.
미국 온지 이제 일년 반, 아이는 영어보다 중국 말이 훨씬 편하고 한국 말은 하지만 아직 글은 모르는 상태라고 했다.
한글 공부를 시작한 지 서너 달, 아이는 언어 감각이 남 다르게 뛰어났다.
벌써 한글을 읽고 호기심이 많아 어느 내용이든 흥미 있게 배우려 한다.
이야기 책을 감정 넣어 읽어 주면 똑같이 따라 읽으며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은 이해를 하지 못 하며, 「too boring」만 연발한다.
그런데, 한글이가 한글 공부를 이렇게 재미 있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물어 보니,
첫째 한글이「so easy」란다.
「말 나오는 데로 모두 쓸 수 있고 글자 따라 읽으면 모두 읽어지고 읽은 것이 뜻이 되니까」라고 말을 하는데, 이는 한자(漢字)를 배워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 할 수 없는 말이다.
한글이가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중국어는 모든 글자를 외워야만 글을 쓸 수 있는 표의문자이지만, 한글은 소리 글자(표음 문자)로 낱자 하나는 낱소리 하나를 나타내며 낱소리는 닿소리(자음)와 홀소리(모음)로 이루어지고, 한 소리마디는 첫소리(초성), 가운데소리(중성), 끝소리(종성)로 이루어지며, 닿소리 홀소리 모두 각 고유의 음을 가지고 있어 낱자 따라 읽으면 읽어지게 되는 것이고, 쓸 때는 영어처럼 하나씩 풀어 쓰는 것이 아니라 소리대로 모아 쓰면 되기에 마음 먹고 배우면 쉬운 글자다.
그래서, 훈민정음 해례 서문에도「슬기로운 이는 아침 먹기 전에, 어리석은 이라도 열흘이면 깨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한글은 쓰기가「very simple」하고 생각하는 글자를 모두 만들 수 있어서 재미 있다고 하면서「I like 한글, I love 한글」하며 생글 생글 눈 웃음을 친다.
어머니도 아이가 한글 공부를 이렇게 재미 있어 할 줄 몰랐다고 하시며 감사를 표 하니 한국 학교 교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가르치면서 느끼는 보람도 있지만, 학교 운영 자금 모금을 위한 행사를 할 적마다 느끼는 보람 또한 크다.
올 해에도 기금 모금 골프 대회가 지난 주에 있었는데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시며 힘이 되어 주시고, 특히 자녀가 학교를 졸업 했음에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학부모님을 뵈면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고 기쁨을 느끼며 희망을 본다.
「too boring」이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일지라도 간혹「I like 한글, I love 한글」이라고 말해 주는 학생이 있고, 학교 일이라면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서서 도와주시는 학부모님, 이사진, 그리고 주변의 모든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도 우리 교사들은 기쁨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준비를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세종한국학교 기금 모금에 여러 모양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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