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7, 2010

황당 시추에이션

훈장 어른이 자리를 비운 서당은 금방 난장 판이 되었다.
한참이 지난 후 한 학생이 제안을 했다. 벽장 속에 넣어 두고 혼자 몰래 드시는 것을 하나씩 꺼내 먹자고. 아이들이 먹으면 죽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모든 아이들이 대답할 때 용감한 한 아이는 아이가 죽으면 어른도 죽는다며 벽장으로 올라가 곶감이 가득 든 고리짝을 찾아,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며 맛있게 먹었다. 함께 먹던 아이들은 훈장 어른이 돌아 오시는 소리에 그가 가장 아끼던 벼루를 일부러 깨뜨린다.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있었다. 그 광경을 본 훈장 어른, 여차여차 대답하는 학생, 항상 말씀하시던 독약을 먹고 죽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 했다.
이럴 때 훈장 어른의 기분은?
조용하던 민우의 기막힌 대답「황당 시추에이션」
이 대답에 내가 황당해졌다. 전혀 생각 못했던 단어, 황당. 그러나 가장 적절한 표현.
이렇게 교실 안에서는 황당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한 주간 어떻게 보냈느냐는 질문에 사생활 간섭이라고 냉정하게 말하는 학생도 있고, 교실 문 들어오면서 눈 한번 마주치지 않기에 눈치를 살피며 말을 건네니 하는 말, 당신 싸이코지? 할 때 눈물이 핑 놀도록 황당하다.
한 시간이면 충분 하니 잊지 말고 꼭 숙제를 하라고 할 때 한 시간짜리 숙제를 왜 주냐며 말 대답하는 학생, 부모님이 말하는 자녀와 학생이 전혀 다를 때도 황당하다.
간식 담당인 학생이 연락 없이 결석했을 때, 왜 우리 아이는 간식이 두 번이냐고 늦은 시간 전화해 따질 때 정말 황당하다. 수업 시간에 계속 문자를 보내기에 그만 하라는 말에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 책임 질 수 있냐고 말할 때도 황당 했었다.
그러나, 이런 쪽의 황당함보다 콧등 시큰거리게 몸 둘 바 모르게 황당할 때가 더 많다.
선생님 늦어서 미안해요 하며 교실문 열고 애교 떠는 학생, 이번 주 학교 못 가요 하고 이 메일 보내며 하트를 몇 개씩 그려 준 학생, 바빠서 숙제 안 할거라고 미리 전화하는 용감한 학생, 수업도 못하게 수업 시간 내 떠들다 집에 가면서 떠들어서 미안해요 말하는 학생, 간식 시간이 끝나고 수업시간이 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아 걱정과 화가 나 있는데 아이스 크림을 쑥 내밀며 「드세요~」 할 때, 한글 공부보다는 그냥 얘기만 하자고 때 쓰는 학생, 진지하게 가정 얘기 꺼내는 학생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지 황당하다.
가장 아끼던 벼루가 깨어졌기에 화가 났지만, 먼저 거짓말을 했기에 훈장 어른은 아무 말을 못하고 얼굴만 붉히셨다는 전래 동화처럼, 교사에게 늘 부정적인 학생에게 혹 교사인 내가 먼저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그래서 이런 황당 시추에이션이 일어난 것은 아닌가 뒤돌아 보게 한다.「자 주말 잘 보내고, 3월 29일에 있을 SAT II 한국어 모의고사 준비하는 것 잊지 마라.」「네~에, 안녕히 가세요~」「선생님, 오늘 입은 연두색 스웨터 너무 잘 어울려요」하는 예일이의 말에 난 또 황당시추에이션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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