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7, 2010

Same Grandma

「내꺼 하무니 니꺼 하무니 Same Grandma.」
가족의 명칭에 대해 배우면서 이름도 함께 공부 할 때, 늘 붙어 다니는 아이가 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두 아이가 성(姓)도 같고 이름의 끝 자도 같아 사촌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사촌이 매 주일마다 만나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보기 좋았다.
공부 시간 쉬는 시간 늘 붙어 다니며, 장난에 일가견을 이룰 때, 다른 학생들의 불만이 터지기 시작 했다. 부모님께 꼭 한번 교실에 들려 달라는 메모를 보내고 그 다음주 만난 두 어머니들께서는 서로 초면이란다. 어찌 된 영문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고, 민망한 마음에 「분명 같은 할머니라고 하던데」 만 되풀이 했고, 학기 말에 작품 정리 하다가, 학기 초에 만든 가족 나무를 보고 할머니 성함이 같은 글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한글을 이제 막 배우는 어린 학생만 이런 웃지 못할 일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SAT II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Son-in-law의 한글이 무엇이지 라는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나오는 다양한 대답,
김 서방, 아범, 형부, 애비 등, Daughter-in-law는 에미, 어멈, 얘야, 며눌애기, 싹퉁 바가지, 오빠의 부인은 올케라는 정확한 명칭이 한번도 나오지 않았고, 대부분 이름을 대거나, 얌체, 몰라요, 무슨 꽃 이름인데, 여기에 기 막힌 대답, 싸가지.
형의 부인은 깍듯이 형수님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학생들이 대답한 대부분의 호칭은 학교에서 배운 것 보다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었고, TV 드라마에서 보고 들은 명칭이었다. 이를 통해 각 가정의 분위기를 알 듯 했고, 또 TV 드라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엄마, 나는 한국 말을 너무 잘해 사람들이 FOB인 줄 안다?」하며, 늘 자신만만한 딸에게 물어 보았다.
「엄마의 어머니는?」「한국 할머니」, 「엄마의 남 동생은?」「한국 삼촌」 꾹 참으며 또 물어 본다. 「엄마의 아버지는?」「한국 할아버지」, 「그러면 엄마의 자매는?」 「자매? 자매가 뭐야?」「아이구 맙소사, 한국 할머니가 뭐니, 한국 할아버지는 뭐고, 엄마가 그렇게 가르치데?」「어? 엄마가 아까도 그랬는데 한국 삼촌이라고」.
다른 집 이야기 할 처지가 아니다.우선 한국 학교 교사인 나부터 정확한 한국 말을 사용해야 됨을 깨달은 한글 날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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